기말고사

잡담 2007/12/09 21:05

시험기간이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라는 걸,
(나름 열심히 공부하던 모범생이었던) 학생 때는 미처 몰랐었다.

내일부터 일주일,
평소보다 이른 퇴근을 즐기며 마음껏마음껏 놀아주리라~! 아자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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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이 날을 오래 기다리고 있었다.
그 옛날, 살림에서 나온 '장진 희곡집'을 살 때부터,
이 닭살스런 희곡의 실사판(이라니 표현이 영 이상한...;;)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.

대학로에 도착하고, 거리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나니 정말 연극이 시작되는구나, 하는 느낌에 설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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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숭아트센터에 도착한 뒤 소극장이 있는 5층에 잽싸게 올라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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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우들의 사진이 붙어 있고, 오늘의 공연팀 포스터도 붙어 있었다.
주연배우는 강성진, 장영남.

남자 관객들이야 한채영을 더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
(실제로 내 뒤의 관객은 한채영 나오는 날 꼭 앞자리에서 보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, 이런)
오래 전부터 장영남씨를 은밀히 좋아해왔던 나로선 다행스럽고 기쁜 일이었달까.


연극 시작 전, 실물이 훨씬 잘생긴 장진 감독을 코앞에서 바라보며 다시금 빠순심(-_-;)을 불태우다가,
연극을 열심히, 아주 열심히 보면서 장진 감독은 다 잊었다. 훗.

십몇 년 전에 씌어진 희곡이라,
소란스럽긴 하지만 기본적으론 연애의 시작, 에 대한 얘기라,
닭살스럽기도 하고, 조금은 낡았다는 느낌도 들긴 했지만....

배우들의 신나는 연기로 무척이나 즐겁게 볼 수 있었다.
정말 멋지더라, 모두들.


나중엔 류승룡씨 나오는 걸로 한번쯤 더 봐야겠다.
뭐 난 한채영 땜에 보는 건 아니야, 절대로!
(실물이 얼마나 예쁜지 확인하고 싶은 맘은 있지만서두... ^^;;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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눈내린 다음날

학교 2007/12/08 09:4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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운동장은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 있고,
아이들은 신이 나서 그 미끄럽고 추운 곳을 뛰어다닌다.
나도 저 나이땐 저랬었나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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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일매일 '집-학교-집'으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일상이 싫증나서
나 자신을 위한 이벤트를 만들어 주었다.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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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요일엔 홍대앞 작고 예쁜 로스팅 카페 'cafe the blues'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셔보았다.
커피 선생님(이라 불러야 하나?)의 섬세한 손놀림과 자상한 설명,
내가 한 번 내려본 것과는 정말 다른 맛을 가진 커피.
그라인더와 코노 드리퍼 등등 사고 싶은 것들을 잔뜩 마음에 품고 돌아왔다.

나중엔 원두 사러 또 꼭 가 봐야지.

(카페 사장님, 영화 감독 김태용씨 닮으셨다. 진짜 인상 좋으시더군!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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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레드카메라


귀엽게 생긴 이 아이는 일명 '삼순이'라 불리는 3렌즈 카메라다.
언제나 그렇듯,
사진은 더럽게 못 찍지만 카메라엔 관심이 많은지라
새로운 아이가 나왔다는 얘기에 군침을 흘리다 저렴한 가격(9,000원)에 혹해 덜컥 구입.
그래도 얘는 135필름을 쓰니 마트료시카에 비하면 유지비가 저렴하겠군 싶어 혼자 뿌듯해 했다.

이 녀석을 언제 테스트할까, 하다 마침 좋은 기회(가을소풍)가 생겨 신나게 들고 돌아다녔다.


그 결과 얻은 사진들은,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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화장실에 너무 가고 싶어 미친듯 달려가다 화장실을 지나쳐 온 것을 발견하고 난감해하는 인디언,
을 찍으려 했던 것이었는데 오른쪽 상단에 보면 손가락이 떡 하니 나와 있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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움직임을 느껴 보기 위해 놀이기구에 올라타 찍은 사진은 그저 뿌옇게 흔들려 나올 뿐이었다. 흑.


근데 왜 (이렇게 늘 망치면서도) 토이카메라로 사진을 찍냐고 물으면,
뭐 그냥 즐거워서, 라고 대답한다.
예측이 불가능하고, 그래서 날 자주 슬프게 하긴 하지만(아, 필름 또 날렸어~!),
장난감처럼 생긴 이 녀석들이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기도 하고(이런 걸로도 사진이 찍혀?)
가끔, 아주 가끔은 맘에 드는 사진도 뽑아주곤 하니까.

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? ^^
Posted by 스프링캣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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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 : 텐바이텐

 
토이카메라, 마트료시카.
110 필름을 사용하는 자그마한 카메라다.

하얗고 작은 외관에 한눈에 반해 덜컥 구입하였으나,
5,000원이 넘는 필름값에 현상+스캔에 10,000원 가까운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깜짝 놀랐더랬지.
그래도, 사진이 예쁘게 나온다면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.

그러나!

(나란 인간이 카메라는 좋아하지만 사진은 못 찍는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게 문제. 이 비극적인 결과물이란!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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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덕궁 연못(?)을 찍은 사진이다.
이 퍼러둥둥한 것은 무엇인가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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위의 사진과 같은 날, 같은 곳이었는데 얜 퍼런 기는 사라졌으나 입자가 장난 아니고. ㅜ


이런 식의 참혹한 결과물을 보고 나서,
서툰 목수가 연장 탓을 하듯 카메라 욕을 한 바가지 늘어놓고는 마트료시카와 멀어지게 되었다. 흑.

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은 이 정도는 아니던데...
역시, (인정하긴 싫지만) 내공부족인가.

못 찍어도 이상해도 나만 즐거우면 그만, 이라 생각하는 나의 포토 라이프.

그래도,
상처는,
아프다,
조금은.
훗.
Posted by 스프링캣